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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6

Convenience Store Woman (편의점 인간) - Sayaka Murata 서점에 추천도서로 진열되어 있어 읽게 된 책. 처음부터 끝까지 기괴하고 찝찝하다. 주인공은 분명 내가 보기에 정신적으로 정상은 아닌 것 같은데 작가는 ‘후루쿠마’와 ‘시라하’ 두 인물을 통해 무엇이 정상적인 삶이고 비정상적인 삶인지 묻는다. 문득 나도 사회 구성원으로 아웃사이더들을 보는 전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나 의문을 갖다가도 고개를 저으며 둘 다 전혀 정상은 아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후루쿠마는 남에게 피해는 주지 않는 비정상이라면 시라하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비정상이다. (후루쿠마도 어렸을 때는 피해를 주는 비정상이었다.) 물론 그들의 눈에는 다른 인물들과 같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인간으로 보이겠지. 주인공이 편의점에 일하면서 사람들의 말투나 행동, 패션패턴들을 익혀 정상적인 사람처럼 보이려 한.. 2022. 6. 28.
Ending 시작과 끝. 둘 중에 나에게는 끝의 무게가 시작보다 무겁다. 시작은 설렘이다. 그 설렘과 함께 작은 한 발자국의 나아감이 필요하다. 앞을 본다. 끝은 그동안 쌓여온 책임의 무게와 그 당연했던 것들을 잘라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뒤를 본다. 세상은 새로 시작하는 이들에게 손뼉 치며 격려하지만 나는 용기 있게 끝을 내는 이들에게 손뼉 치고 싶다. 진짜 용기 있는 자만이 끝낼 수 있다. 일도. 관계도. 사랑도. 그 익숙해진 어떠한 당연한 것들도. 2022. 6. 20.
Sunshine 오늘 친구와 새로운 도시를 구경했다. 모든 곳이 새로웠고 너무 예뻤다. 카메라 촬영 버튼을 연신 누르다 말했다. 이런 날씨라면 뭐든 이뻐보일거야. 따뜻함을 넘어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한참을 공원에 앉아있었다.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행복했다. 햇살이 따사로운 날은 그 어느 곳을 바라보아도 이쁘다. 비가 오는 날에는 그 특유의 땅 냄새에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따뜻한 커피 한잔에 창가로 떨어지는 비를 바라보면 그 또한 나를 행복하게 한다. 햇살도 없고 비도 오지 않는 어둑한 날들은 이도 저도 아니게 된다. 비가 오려나? 해가 뜨려나? 종잡을 수가 없다. 하지만 이런 변화의 단계 없이는 해가 뜰 수도 비가 내릴 수도 없다. 갈팡질팡 알 수 없는 변화의 단계 없이는 햇살이 주는 따스함에도 비가 주는 촉촉함에도 .. 2022. 5. 22.
Coffee in Hackney 1 Hackney에서 일할 적에 여러 카페들을 돌아다니며 flatwhite를 마셔봤다. 가는 날마다 누가 만들었는지에 따라 맛은 달랐지만 그럼에도 최고를 뽑자면 단연 Climpson&Sons. 기본 원두를 가장 좋아했는데 커피고수가 아닌 내가 맛 보아도 너무 맛있었다. 아침 출근길 피곤한 모습으로 가도 점심식사 이후 나른한 몸을 이끌고 가도 진상들과 한바탕 하고 먹어도 늘 좋았다. 뭔가 푸근하게 감싸주는 맛이었다. 한 모금에 지친 몸이 사르르 녹았다. 번외로는 Cinnamon Roll이 정말 맛있다. 동네특성상 가격은 안 착하다. 커피는 그래도 다른 카페들보다는 저렴하다. 조만간 Hackney를 가게된다면 원두를 무조건 사와야겠다. 옴뇸뇸 2022. 5. 17.
Friday 금요일이 다가오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수요일 정도만 되어도 벌써 한주의 반이 지나갔다는 기분과 함께 금요일이 기다려진다. 결국은 금요일 이후에 찾아오는 달콤한 주말을 기다리는 것이겠지만 금요일이 주는 기대감은 사실 주말을 보내는 기분보다 더 크다. 이를 보면 나는 미래를 사는 사람이다. 다가오는 주말을 기대하고 가끔은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현실을 잊고 미래를 산다. 이래서 일하는 금요일 아침이 쉬는 일요일 저녁보다 행복하다. 참 아이러니할 따름이다.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한다는 것에 있어서는 이런 삶의 태도가 좋지 않은 듯하지만 현실에서 나쁜 일을 마주치게 되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미래를 보는 태도가 도움이 된다. 오늘은 금요일, 다가오는 주말이 행복하게 채워지길 바라는 마음에 일.. 2022. 5. 14.
Smoke Alarm 이사 후 스모크 알람이 벌써 두 번이나 울렸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울리는 요란한 소리에 심장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그 이 후로 요리를 할 때마다 온몸이 긴장을 한다. 냄비에서 조금이라도 연기가 나는 것 같으면 알람 밑에서 쟁반을 가지고 대기한다. 혹시라도 알람이 울리면 빠르게 부채질을 하기 위해...... 나에게 요리란 시간을 가지고 여유 있게 하는 활동인데 새로운 집에서는 최대한 빠르게 모든 것을 마치려 한다. 엄마가 찌개는 팔팔 끓여야 맛있다고 하셨는데 냄비가 팔팔 끓고 연기가 나면 맛있는 찌개가 완성될 것이라는 기대감보다는 언제 울릴지 모르는 알람에 긴장감만이 증가한다. 조금이라도 연기가 나는 듯하면 정신없이 인덕션을 꺼버린다. 언제까지 알람과의 밀당이 계속될 것인가...... 알람을 몇 .. 2022.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