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래 걸려 읽은 책

이 책을 읽는데 일 년 걸렸다. 처음에는 출퇴근 중에 조금씩 읽기 시작해서 절반 이상을 읽고는 너무 지루해져 한동안 침대 옆 책장에 놓여 잊히고 있었다.
나에게는 너무 뻔한 말을 너무 길게 써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고 여러 예시를 들면서 주장을 뒷받침 하려 하는데 빈약함을 느꼈다.
내가 이 책을 몇 년 전에 읽었더라면 감상평이 달라졌으리라 생각한다. 주식투자가 돈놀이가 모두 거대한 수학의 집합체라고 믿던 때였다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센세이셔널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주식과 경제는 수학을 벗어나 사람들의 감정과 믿음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고 봤을 때는 너무 긴 책이었다. 그럼에도 독자들을 차분하고 친절하게 이해시키려 했다는 점에서는 작가는 그 임무를 성실히 잘 수행한 것 같다. (다만 나란 독자는 답을 쉽게 얻는 디지털시대에 적응해서인지 너무 긴 이야기였다.)

돈이란 나라는 사람, 내가 처한 상황, 세계경제가 처한 상황, 이 모든 것들이 이루어져 예측불가능한 상황들을 만들어낸다. 그러므로 내게 가장 맞는, 나를 밤에 발 뻗고 잠들 수 있게 할 투자방법, 저축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작가가 말했듯이 모든 선택이 rational 할 수는 없으나 나에게 맞는 것이 중요하다 했다. 결국은 rewards도 risks도 다 본인이 감당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투자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세상에 마음이 조급하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마음 편히 읽어보기 좋은 책이다.
작가가 인용한 찰리뭉거의 말이 마음에 많이 남는다.
I did not intend to get rich. I just wanted to get independent. - Charlie Mun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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